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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여성의 용기- 로자 파크스가 앉았던 그 자리

by 평화주의자 9616 2025. 5.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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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연사진이며 뒤에 있는 사람은 당시 사건 보도를 맡은 UPI 기자 니콜라스 크리스(Nicholas C. Chriss)이로 앞자리 여성이 로자 파크스.

 

“나는 피곤했다. 단지 육체적으로가 아니라, 마음이 지쳐 있었다.”
– 로자 파크스

🌌 1. 1955년 미국, 버스 안의 침묵

그날, 1955년 12월 1일.  로자 파크스는 미국 앨라배마 주 몽고메리 시내버스의 흑인 전용 좌석에 앉아 있었습니다.
흑인 차별이 극심했던 남부. 백인이 타면 흑인은 자리를 비켜줘야 하는 것이 *‘법 아닌 법’*처럼 받아들여지던 시대였습니다.

그리고 버스 운전사가 말을 했죠. “그 자리에서 일어나세요. 백인이 앉아야 합니다.”

로자는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조용히, 움직이지않았습니다.

흑과 백의 경계가 선명했던 시대, 몽고메리의 겨울

1950년대 미국 남부, 앨라배마주 몽고메리는 '분리'라는 단어가 너무나 당연했던 곳이었습니다. '짐 크로우 법'이라는 이름으로 백인과 흑인의 삶은 철저히 분리되어 있었죠. 학교, 화장실, 식당, 심지어 버스 좌석까지. 흑인들은 백인들보다 열등하다는 낙인 아래 차별과 모욕을 견뎌야 했습니다. 버스 안에서도 흑인들은 뒷좌석에만 앉아야 했고, 백인 좌석이 다 차면 일어나 자리를 양보해야 하는 것이 ‘규칙’이었습니다.

생각해보세요. 아침 일찍부터 고된 노동을 하고 지친 몸을 이끌고 버스에 올랐는데, 백인 승객이 탄다는 이유로 멀쩡히 앉아있던 자리에서 일어나야 했던 그 서러움. 단순히 자리 하나를 양보하는 것을 넘어,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짓밟히는 기분이었을 겁니다. 로자 파크스도 그런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평범한 재봉사였던 그녀는 매일 그 버스에 몸을 싣고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했죠

🚶‍♀️ 2. ‘피곤해서’가 아닌 ‘지쳤기 때문에’

로자 파크스는 40대 중반의 중년 여성으로  주부의 일상을 살면서 남편의 도움으로 고등교육을 받을수 있었습니다.

파크스는 *NAACP(유색인종 지위 향상 협회)*에서 재봉틀 일을 하면서  간사외 서기를  맡을 정도로 흑인 인권운동에 진심이었습니다.
그녀는 법을 몰라서가 아니었고, 누군가에게 선동당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 그녀의 유명한 말, “그날은 정말 피곤해서 일어날 수 없었어요”라는 말은
단순한 육체의 피곤이 아니라, 인종차별이라는 삶의 무게에 대한 피로감이었습니다.

그녀는 매일 버스를 타고 출근했고, 매일같이 자신보다 늦게 탄 백인들에게 자리를 내줘야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음속 작은 저항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오늘만큼은, 아니야. 이제는 됐어.”

그날, 로자 파크스가 앉아있던 자리의 의미

자리에 앉아있던 중 백인 승객이 타자 운전기사는 흑인들에게 자리를 비켜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주변의 다른 흑인들은 자리를 비켜주었지만, 로자 파크스 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아니요" 한 마디. 그 짧은 대답은 단순한 불복종을 넘어, 수십 년간 흑인들을 짓눌렀던 차별에 대한 정면 도전이었습니다.  흔히들 그녀가 너무 피곤해서 일어날 수 없었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녀의 신념을 알면 이것이 단순한 피로 때문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미 몇 차례 버스에서의 차별을 직접 경험하며 저항의 기회를 기다리고 있었던것입니다.

. 그녀의 '아니요'는 오랜 시간 쌓아온 분노와 용기가 응축된 결과였던 것이죠.

그녀는 체포되었고, 그녀의 침묵은 들불처럼 번졌습니다.

🔥 3. 그녀의 '아니요'가 불러온 거대한 변화의 물결

당시 한참 젊은 목사였던 마틴 루터 킹은 이렇게 회고합니다.

“로자 파크스는 바위처럼 조용했지만, 천둥처럼 강력했다.”

 

로자 파크스 의 체포 소식은 몽고메리 흑인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님을 비롯한 흑인 사회 지도자들은 즉각적인 대응을 결정합니다. 바로 '몽고메리 버스 보이콧'입니다. 흑인들은 버스를 타지 않고 걸어 다니거나, 카풀을 하며 버스 회사에 맞섰습니다. 381일간 계속된 이 보이콧은 몽고메리 버스 회사에 막대한 재정적 타격을 입혔고, 결국 1956년 미국 연방 대법원은 버스 내 인종 분리법이 위헌임을 선언했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버스 좌석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  로자 파크스 의 작은 용기가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 거대한 변화의 물결을 일으켰고, 미국 전역의 인권 운동에 불을 지핀 역사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이 사건으로 자신감을 얻은 흑인들은  유색인종 차별반대운동을 더더욱 활발하게 하였고, 결국 1970년대에는  흑인과 백인사이의 법적 차별이 완전히 사라지게 되었다.

🌺 4. 중년 여성에게 전하는 로자의 속삭임

로자 파크스는 평범한 중년 여성이었습니다.  가정을 돌보며 일을 했고, 하루하루를 견뎌야 했던 사람.
그녀는 ‘위대한 여성’이 되기 위해 산 것이 아니라,  **“옳다고 믿는 일을 멈추지 않았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녀의  말이 우리 가슴에 잔잔한 울림이 됩니다 .

“당신이 앉은 자리는 결코 작지 않습니다.  당신이 멈추지 않겠다고 결심한 그 순간,
세상은 이미 당신 쪽으로 조금 움직이고 있습니다.”

 

젊음의  뜨거운 열정은  사그라들었을지 모르지만,  삶의 깊이와 통찰력은 더욱 깊어졌습니다. 우리 주변의 불합리함에 대해 이제는 어떠한 형태로든 우리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지혜와 용기가 있다고 믿습니다. 어쩌면 그것이 직접적인 외침이 아니라, 우리의 자녀들에게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는 일이 될 수도 있고, 주변 사람들에게 따뜻한 지지와 위로를 건네는 일이 될 수도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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